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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프리즌브레이크 (3)

엊그제 설날 밤에 케이블TV에서 프리즌브레이크 시즌1 전체 연속방영을 하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의 인기를 익히 들었던 터라, 나도 관심있게 보게 되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였지만, 두어시간지나 야심한 시각으로 접어들무렵 너무 몸이 피곤한 나머지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9시 쯤 부시시 일어나보니, 와이프가 뜬눈으로 밤을 꼬박세워 계속 시청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나는 대뜸 물었다. "그래서 탈옥했어?" 아직도 안했단다. 내가 잠들었던 7~8시간 동안 탈옥도 안하고 무엇을 했단 말인가.
듣고 보니, 시즌1은 탈옥을 하면 끝이나는 것인데 연속방영이 그날 저녁까지이니 아직 탈옥하려면 멀고도 멀었던 것이다.
헌데 나도 시청에 다시 동참하고 보니, 에피소드 한편한편에 갖은 우여곡절과 기발한 해결과정을 집어넣어 스토리를 풀어가는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재밌긴 정말 재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인공 석호필과 형


탈옥영화하면, 단연 '쇼생크탈출'이 떠오른다.
난 그 영화를 스무번쯤 보았을지 싶다. (케이블TV에서 주구장창 수시로 해준다.) 대학교때 처음 접한 이후로, 내가 평생에 기억에 남는 영화로 항상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작품이다.
배경이 다르긴 해도 이런 유사한 탈옥영화들이 있는데, 얼핏 짧은 에피소드(투옥에서 탈옥까지)가 될 수도 있는 소재를 스무편이 넘는 시리즈로 구성해낸 시나리오 전개가 감탄스럽다.
하긴, '24'라는 시리즈는 단 하루에 일어난 일을 한시간 단위 시리즈로 구성해내지 않았던가.
히트치는 미국 시리즈물 혹은 영화를 가만히 보다보면, 탄탄한 시나리오 집필 및 구성 내공에 탄복때가 많다.
(블록버스터 코드가 다소 유치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글로벌하게 히트를 친다. 단순히 배급력의 문제일까?  나도 넋 놓고 볼때가 많다.)  
그래. 내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스토리텔링)다.
우리나라 영화나 TV시리즈물중에서 '한국적인' 소재 즉,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감성적 코드나 역사적 이해를 벗겨내었을 경우에도 글로벌하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보편적 코드로 구성된 작품이 드문 듯 하다.
(사극은 말할것도 없고, '괴물'은 한국적인 코드에 기술을 덧입힌 영화 되겠다.)
더 나아가(?) 화려한 기술(CG)을 총동원하고서도 허술하거나 단편적인 스토리에 맥이 풀이게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은 듯 하다. ('중천', '디워' 등)
근본적으로 글로벌하게 보편적인 코드에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나서 한국적인 문화배경등이 옵션으로 덧입혀지는 영화가 많이 나와서, 아시아의 한류를 넘어 구미 여러나라에서도 작품성 평가 뿐만아니라 흥행에서도 많이들 선전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주말 연속극에서는 스타급 작가가 많은데, 블록버스터 시나리오 스타 작가는 왜 잘 나오지 않는 것일까?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 석호필은 탈옥을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워놓았다. 물론 끊임없이 돌발상황이 발생하지만, 이 또한 뛰어난 대처능력으로 해쳐나간다. 그리고 석호필 및 모든 탈옥맴버는 탈옥해야만 하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프리즌브레이크에서는 주로 가족으로 설정되어 있다.
치밀한 계획과 상황대처능력, 목적의식 그리고 그것을 위한 희망.
'쇼생크탈출'주인공 앤디의 설정 및 주제의식과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프리즌브레이크에도 열광하고 쇼생크탈출에도 열광하는가 보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이 감옥같다고 느낄때가 종종 있다. 꼬여만가는 회사일, 대인관계, 돈문제 등등.
석호필과 앤디의 치밀한 계획은 우리의 일상에도 뭔가 쉽게 풀리는 복선이 깔려있고 그것을 찾기위한 문신지도 같은 것이 있었으면 하는 기대에 부응한다 하겠다. 또 그것을 실제 이루어가는 주인공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하지만 역시 극중에서도 목적의식과 희망이 있었기에 치밀한 계획과 기지가 발휘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결국, 그래야 말이 되기 때문이리라.
우리의 일상도 그러하기 때문이리라.
삶의 Vision을 설정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감옥으로 느껴질  만큼 일이 꼬이는 순간이 오더라도 가뿐히 탈옥하게 할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 희망조차 없는 죄수는 치밀하게 탈옥하려하지 않는다.

'쇼생크탈출'의 앤디가 탈옥에 성공한 직후, 쏟아지는 폭우속에서 하늘을 향해 두팔을 올리고 환희를 맛보는 장면이 가슴 뭉클하게 다시 떠오른다.

그에 비하면, 프리즌브레이크 시즌1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 어정쩡하게 끝이 난다. 소위 쿨한 결말인가?
난 아무래도 '쇼생크탈출'과 같은 다소 신파(?)적인 결말이 더 좋다. 그걸 기대했나 보다.
Posted by nostal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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