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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이 가와사키의 강연을 직접 들은 때가 7년전이다.
2000년 5월, 가이 가와사키의 Garage Technology Ventures (당시 garage.com)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최한 창업자 단기교육 "Bootcamp"에 참석하였다. 특유의 캐주얼한 복장으로 유머를 섞어가며 능숙하게 열정적 메시지를 설파하던 그의 강연은 오랜시간이 지나도 내게 강렬하게 남아있다. 당시에는 내가 벤처기업을 설립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잔뜩 긴장하여 강사들의 강연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당시에는 사업의 실전경험이 전무했던터라, 각 이슈들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모른채 암기과목 숙지하듯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참지나 바로 얼마전에 가와사키의 이책(원제 : The Art of the Start)을 읽게 되었다. 복기의 묘미랄까. 책에서 소주제를 하나하나 제시할때마다 내가 7년동안 겪었던 갖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때론 가와사키의 통찰에 무릎을 쳤고 때론 한국적상황과 실리콘밸리방식의 차이를 곱씹어보기도 했다. 이책은 내가 "Bootcamp"에서 며칠동안 들었던 여러 현지 기업가/투자가들의 강연내용 총합보다 훨씬 충실하고 보다 체계적이다. 무엇보다도 이책의 미덕은 아주 세세한 사안에 대해 실제적인(시시콜콜한) 조언을 해준다는데 있다. 뜬구름잡는 고상한 얘기는 없다. 그 조언들은 아주 유용하다. 내가 7년동안 겪었던 경험에 비추어볼때도 그 유용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몇가지 인상깊었던 토픽은 아래와 같다.

서문에서 저자는, '기업가란 미래를 변화시키려 꿈꾸는 마음의 자세'라고 넓게 정의하고 있다.
이책이 단순히 기업설립과 초기운영의 스킬을 제시하는 매뉴얼이 아니라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제목이 "The Art of the Start"아니던가. 그리고나서 첫장에서 바로 제시하는 '시작의 맨 첫걸음' 은 "기업의 존재 의미를 만들어라" 이다. 의미.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저자는 창업 및 기업활동에 있어 의미의 중요성을 깨닫는데에 20 여년이 걸렸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책에서 설명하는 의미 중요성을 요약하자면 아래 2가지이다.
(1) 성공을 위해 : '의미'는 모든 역경을 이겨낸다. '의미' 만한 강력한 동기부여 요인은 없다.
(2) 실패를 위해 : 설령 실패하더라도, 적어도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다가 실패했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다.
사업에서 뿐만아니라,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나의 블로그 타이틀 메시지와 같은 시각이다. 특히 사업에 실패할 경우에 있어서 '의미'의 위력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수익모델에 관한 저자의 조언은 귀담아 들을만하다. 핵심을 요약하면 2가지다.
(1) 기존의 수익모델에서 차용할 것 : 역사를 통해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온갖 수익모델을 발전시켜 왔으므로 전혀새로운 수익모델을 추구하지 말라. 너무 위험하다.
(2) 수익모델의 성공여부는 여자에게 물어볼 것 : 유전적으로 남자는 권력관계에 보다 민감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템의 구매여부 및 구매후 구전마케팅을 좌우하는 것은 역시 대부분 여자들이다. 경험상 저자의 생각에 동조한다.

기업의 포지셔닝 설정과 관련하여, 저자는 아래 3가지 내용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어야 함을 주장한다.
(1) 창업자들의 창립 이유
(2) 고객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3) 훌륭한 사람들이 거기서 일해야 하는 이유
결국 아래와 같은 간단한 단 한가지 질문에 대답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업의 본질을 꿰뚫는 시각이 필요할 듯하다. 예를 들면, 맥도날드 사업의 본질은 점주를 대상으로한 부동산업이라든지, MK택시 사업의 본질이 고객에게 정보와 쇼핑을 제공하는 접객서비스업이라든지 하는 시각 말이다.

홀로서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조언하고 있다. 홀로서기란, 본래의 아이템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컨설팅, 솔루션, SI 사업 등을 영위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홀로서기 사업에 있어 중간유통사 혹은 영업대행사 없이 가급적 직접 영업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솔루션사업을 추진했던 내 경험에 비추어 볼때 일리있는 조언이다. 통상 여러 산업분야를 접하는 큰 업체가 영업력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솔루션판매를 의뢰하게 되는데, 성공가능성이 매우 낮다. 왜냐하면 그 업체의 본래 솔루션 판매에 비해 우선순위가 밀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 산업분야에서만 활동하고 보유 솔루션 종류가 적은(의뢰한 솔루션만 전담 영업하면 가장 좋다.) 중소규모 업체가 대체로 간접영업 성과가 좋다.

저자는 아주 유용한 세부리스트를 제시한다. 예를 들면, 입사지원자가 면접시 많이하는 거짓말 10가지, 투자유치기업이 벤처캐피탈에게 많이 하는 거짓말 10가지, 벤처캐피탈이 투자유치희망 기업 CEO를 테스트해보기 위해 던지는 유도질문 예시 4가지 등등.
각 상황마다 해당 부분을 펼쳐보고 주의를 기울일 만하다.

가와사키의 웹사이트(guykawasaki.com)와 거기에 연결된 그의 블로그를 방문해보면, 그는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 타이틀은 'How to Change the World' 이다.  그는 스스로 가슴뛰는 일을 함에 틀림없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 열정을 전파하고 있다. 나또한 7년전의 초심과 '의미'를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Posted by nostalgy

B2C 제품 혹은 서비스의 실제 사용자(Target End-user)와 사업화과정에 관여하는 각 관계사 담당자 혹은 의사결정자가 현저히 다른 (체험)부류일 경우, 사업성검토 투자검토 제휴검토 해외진출검토 등 각종 검토과정에 있어서 사용경험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

대체로 B2C사업아이템 (IT제품 혹은 인터넷서비스 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4가지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야 한다.

1. 업체 내부 단계
벤처기업의 사장님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든 고안자가 기획/사업화 과정에서 내부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의사결정자들이 실제 사용자군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곧바로 의사결정을 하면 안될 것이다. 실제 사용자군의 유사제품/서비스를 일정기간이상 체험 혹은 간접체험(직접대화 및 공감)하든지 아니면 아예 의사결정을 고안자 혹은 체험한 하위 의사결정자에게 위임하여야 현명한 판단이 이루어질 것이다.  

2. 벤처캐피털
벤처캐피털리스트였던 한 선배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유형의 업체/사장한테 투자하면 대략 망하지는 않겠다는 감은 오는데, 어떤 유형의 업체/사장한테 투자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는 감은 아직 않오네."
솔직한 얘기다. 그렇다. 대박날거 미리 알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실 너무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대부업이 아니라 '벤처캐피탈'인 이상 대박가능성 높히는데에 실질적인 노력을 경주해야하지 않을까.
실질적인 노력이란 B2C아이템의 실제 사용자군으로서 체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통상 벤처캐피탈에는 좋은 학력과 직장경력(컨설팅, 투자회사 등)을 두루갖춘 심사역들이 많다. 아마도 B2B아이템에 있어서는 시장 업계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업체선정이 가능할 것이며, 투자후에도 Value Proposition 방법론등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실제로 VC로부터 그러한 도움을 받은 적도 많다. 하지만 VC 심사역 프로필에 "MP3 heavy user", "블로그 폐인", "게임 매니아" 류의 소개를 좀처럼 본 적이 없다. 분명, MP3P업체, 웹2.0업체, 게임업체 등에 투자하였을텐데 말이다. (물론 매니아도 있겠지만, 중요성이 낮게 평가된다고 보여진다.)
B2B아이템은 ROI 등 주로 이성적이고 계량적인 과정에 의해 구매/사용이 이루어지는 반면, B2C아이템은 대체로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이 구매/사용에 많을 영향을 준다.  
고안된 B2C아이템 아이디어에 대해 충분한 사전체험이 없는 VC에게 투자유치를 진행할 경우, 부실한 아이템을 VC가 잘못투자할 가능성과 좋은 아이템을 저평가할 가능성 모두 커질것이다.
좋지 않은 예는, 기술이 해당 아이템 흥행에 결정적 요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템 흥행 가능성이 낮은 회사에 기술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되겠다.  

3. 국내/외 파트너사 제휴
제품/서비스도 일차로 완성되고 돈도 어느정도 유치되었으면, 국내시장에서 각종 제휴도 해야하고 해외진출에 있어서도 직접진출이 아닌이상 통상 현지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는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들에 있어서도 검토 담당자들이 B2C아이템 분야를 직접 접해보지 못한 경우 제대로된 옥석가리기를 못하거나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도 파트너로서 활성화를 못시키게 된다.
좋지 않은 예는, 제휴사입장에서 뭔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새로운 것 같으니 혹시나하는 심정으로 CEO 친분관계 등 보고 제휴를 맺는 것 되겠다.

결국, 각 관여주체들이 해당 B2C아이템에 대해 Insight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진정한 내/외부 동반자가 되느냐 않되느냐가 판가름날 것이다.
동반자가 아니면, '고추가루 뿌리는 상사', '빚쟁이', '무능한 브로커' 정도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Back to the Basic.
게임회사 사장님은 열심히 게임도 하고 PC방도 돌아다녀서 게이머 마음과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러야 할테고, 모바일서비스 업체에 투자(검토)한 VC는 열심히 각종 무선인터넷 모바일서비스를 써봐야 하고,
웹2.0업체와 제휴한 업체 담당자는 열심히 블로그 등도 써봐야 한다.

헌데, 본인이 관심없는 일을 억지로 하려면 굉장히 괴롭거나 최소한 지루할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 왕성하게 창의성을 발휘하고 사회시스템이 그것의 상용화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해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생각하다 보면 결론은 늘 상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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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생각하기. 느끼기. 실천하기. by nostal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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